피해사실 공유

지속적인 발생하는 사이버범죄 피해에 대해 단 한명이라도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피해사실 공유 게시판을 신설하였습니다.

이 게시판에 게시된 글은 실제 경험한 사실을 토대로 공공의 이익을 위해 게시된 것이며, 특정인을 비방하거나 비난할 목적으로 생성된 게시판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또한 많은 사이버범죄 피해사실공유를 통해 아직 사이버범죄 범행수법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한 목적도 있으니 널리 알려 사이버범죄 피해를 조금이라도 줄였으면 좋겠습니다.

사이버범죄피해를 당하셨다면 용기내서 게시판에 피해사실을 공유해주세요. 아직 피해를 당하지 않은 잠재적인 피해자분들께 많은 도움이 될 겁니다.

조건만남 사기를 당했어요.

작성자
멍청이
작성일
2020-09-29 05:45
조회
3988
제목 그대로 애인대행, 조건만남 사이트에서 사기를 당했어요.
너무 너무 부끄럽고 수치스럽지만, 저 같은 사람들이 한명이라도 줄어들기를 바라는 마음에 어떤 과정으로 사기를 당했는지, 어떤 후유증이 남는지 글을 적습니다.

처음 시작은 투X이라는 즉석만남 사이트였습니다.
이 사이트 자체는 사기의 주체가 아니라 그냥 만남 사이트 같아요.
근데 사기꾼들이 여기서 활동을 한다는 걸 생각을 못한 제가 멍청했죠.

그날도 그냥 대화나 나눌 생각으로 X핫에 들어갔는데, 왠 여자가 말을 걸어오더라구요.
카톡주소랑 사진을 보내줬는데, 화질이 깨끗하고 생동감이 느껴져서 이때까지만 해도 전혀 의심을 못한거 같습니다.

그렇게 카페에서 만나서 커피나 한잔 하자는 말을 하는데, 갑자기 성관계에 관심이 있냐는 질문을 하더니, 사이트를 알려주고 자기가 이곳에서 알바를 하고 있는데 코로나 때문에 요즘 실적이 없어서 너무 힘들다는 말을 하더라구요.

사기꾼들이 이렇게 창의적일줄은 몰랐어요.

그렇게 사이트에 가입해서 자기 실적을 올려주면 긴 시간동안 성적인 관계를 가질수 있다는 말을 하더군요.
사이트주소는 영어로 플라자456이었습니다.

아마 다른 피해자 분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생활고를 언뜻언뜻 내비치면서도 뭔가 금전적으로 힘든데 열심히 일하는 티를 내면서 접근해오니 의심이 잘 안들더라구요. 게다가 사진도 이쁜데 이런 여자가 하룻밤을 제안하니 의심이 점점 무뎌집니다.

그렇게 멍청하게 처음 예약비가 15만원이라는 말에 좀 부담되긴 해도 까짓거 이번달 치킨먹지 말지! 하고 호기롭게 입금을 했는데, 뭔가 이상해요.

얘네 사이트 계좌에 경찰신고가 접수된 계좌라고 뜨네요?

그래서 이게 어찌된거냐고 물어봤더니, 글쎄 자기네를 이용한 진상고객들이 허위로 신고를 넣는 경우가 있다고 말을 하는거에요.

전 또 멍청하게 여기서 그런갑다 하고 수긍을 했죠.

그리고 돈을 넣고 기다리는데 여자가 안와요. 그래서 말을 해보니 애인대금 45만원을 입금하고 환불이 완료되면 온다는거에요.

그래서 그제서야 하...뭐지? 하고 얘네 사이트를 가보니까 생긴건 또 멀쩡하게 생겼어요.
그럴싸한 공지사항도 이용후기도 있고, 예약금이나 대행비를 입금하고 환불받는 절차 등등등.
사이트에는 고객들이 장난을 치는 경우가 많아 안전을 위해 돈을 맡아두는 개념이다. 여자랑 만나고 연락이 되면 환불되니 걱정말라더군요.

그렇게 전 머저리같이 45만원+15만원을 입금하고 기다렸습니다. 근데 또 여자한테 연락이 와서 왜 45만원만 입금했냐고 타박을 주는듯한 말투로 말을 합디다.

맨 밑에 부도위로금? 이라는 항목으로 90만원을 넣었어야한다는 거에요. 자기가 설명해주지 않았냐고 재촉을 하기 시작해요.

이때가 위험한거 같아요. 돈이 나가서 걱정때문에 멍해진 상황에서 재촉을 해대니까 오히려 정상적인 사고를 못하더라구요.

그래서 어어 하다가 45만원을 넣었죠.

그 뒤는 다른분들과 동일해요.

여자가 이제 환불을 받은 뒤에 만날수 있다고 하고, 상담원에게 물어보라는데 상담원이 계속 말을 질질 끌고 뭔가 이상해요.

제 잘못으로 동일금액을 두번 넣어서 오류가 났는데 이걸 초기화하려면 부도위로금을 한번 더 신청해야 한다는거죠.

다행히도 전 여기서 사기인걸 눈치채고 신고하겠다고 노발대발했는데 상대는 오히려 반대로 수취인에 실명이 써있으니 제 주변에 이 사실을 뿌릴수도 있고, 자기네들이 경찰에 대한 대비도 없이 이런 장사를 하겠냐, 그리고 너도 성매매를 하려고 했으니 같이 죄목이 적용된다는 등 협박을 하고 나머지 금액을 넣으라고 합니다.

이때쯤 되면 대략 정신이 멍해져요.

결국 전 겁을 집어먹고 모든 기록을 삭제하고 자취방에 돌아왔는데, 너무 분하고 제 자신이 한심스러워서 멍청이같이 눈물이 주룩주룩 나더라구요.
거의 두 시간을 울었어요.

내일 출근을 해야하는데 잠도 안오고 계속 생각이 나요. 그러다가 이 사이트를 발견하고 용기내어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다른 피해자분들의 금액을 보니 진짜 상심이랑 자괴감이 크겠다는 생각도 들고....참 씁쓸해지는 하루였습니다.

다들 하루빨리 자괴감을 걷어내고, 재기할 수 있기를바랍니다...진심으로요.
그리고 덧붙이자면 정말 무서운게 뭔 줄 아세요?

이 글을 쓰고 있는 와중에도 그 여자(사기꾼)에게서 상담원이 예민해져 있어서 서로 오해가 있었던 거 같다, 원금 회수방법을 알려주겠다고 연락이 왔다는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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